합격수기

2012년도 서울대 인류지리학과

인문 신진수 조회 947회 작성일 20-11-01 10:10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인류지리학과군에 합격한 신진수입니다.

저는 2011학년도 수능에서 미끄러진 후로도 줄 곧 재수 할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재수를 해서 더 나은 결과가나온다면 당연히 일 년을 더 할 것이지만, 아무도 그것을 보증해줄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저는 이전 기대치에 미치지못하는 대학은 다녀도 즐겁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합격했던대학을 포기하고 고민 끝에 재수를 선택했고,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던만큼 재수학원 선택은 매우 신중해야 했습니다. 


기숙으로 가면 생활에 있어서 계획 세우기가 쉬우리라 생각하고 남양주에 있는 몇몇 기숙학원을 돌아본 결과 저희 부모님께서는 역시 조금 더 우수한 시설에 저를 맡기시는 것이 안심이 되셨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재수에 대한 육중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안고 남양주대성학원에 들어와 2012학년도 수능 D-270을 맞았습니다.


- 2월 ~ 6월

현역 때 모의고사 성적에 비해 매우 저조한 성적으로 전년도 수능 결과를 받았던 저는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렸습니다. 고3때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한 것으로 느껴졌고, 결국 저는 자연스럽게 책상에만 머리를 박고 살았습니다. 또한 현역 때만큼의 공부량을 유지하기 위해 새벽까지 계속되는 심야자습을 신청했습니다.


물론 덕분에 남들보다는 초반에 절대적 공부량이 앞서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수면부족 상태로 두 달이 지나자 저는 체력이 떨어졌음을 느꼈고, 흐릿해진 눈동자를 본 생활담임선생님의 조언 하에 수면시간을 조절하고 생활 패턴을 개선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시기에 한 제 공부량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6월 모의 평가 이전까지는 재수시작에 따른 압박감을 덜고, 작년 수능이후로 공부를 쉬면서 잃어버린 감을 되찾으며, 남은 5개월간의 공부를 위한 초석을 닦는다는 생각으로 양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6월 ~ 9월

어느 정도 공부와 휴식의 적정선을 찾은 저는 6월 모평 때 언수외 298점을 맞았습니다. 낮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6월 점수가 수능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작년에 배웠기에 이 점수역시 매우 부족하게만 느껴졌고, 각 과목별 선생님들과의 상담을 통해 다시 앞으로의 약 3개월간의 공부 계획의 뼈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에는 모의고사 실시횟수가 적기에 단기목표를 세우기가 어려워 많은 학생들이 학구 욕이 감소되는 시기입니다. 저 역시 공부는 시간표대로 꾸준한 양을 해나가고는 있었지만, 더위에 의한 체력 감소와 단기적 목표 상실로 의욕이 감소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 운동을 선택했습니다.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9월 이후 많은 수험생들의 체력이 고갈되는 시기를 위해 체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운동만으로는 그저 하루에 계획한 양만을 공부하면 만족해버리는 나태해진 저를 다잡을 수 없었고, 저는 저를 더 열의적으로 만들 뭔가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제가 이를 위해 새로이 선택한 목표는 서울대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연고대가 목표라 국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다소 무리한 감이 있었지만, ‘지금 모의고사 점수로 볼 때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연고대는 되겠다.’고 생각하는 안일해진 저에게는 딱 좋은 목표였습니다.


당장 그 날부터 기존에 국사를 하던 많은 친구들과 상담을 하고, 생활 담임선생님과 국사 선생님과도 상담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기초적인 개념도 하나 없던 저라국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8월 중순엔 이미 많은 진도를 나간 학원 국사 수업을 듣는 게 불가능 했습니다. 이에 친구들은 자신들의 국사 특별 교재와 인터넷강의를 같이 볼 수 있게 해주고, 국사 선생님은 많은 자료를 제공하여 주셨습니다.


또한 인터넷강의 학습실의 선생님께서는 다른 반 담당 담임이셨음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저와 상담해주시고 제 의지를 보시고는 특별히 정해진 시간외에도언제든지 인터넷 강의실의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저는 기존에 운동에 썼던 시간을 모두 국사 공부로 돌리고 식사시간에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뛰어다니며 국사 공부에 올인한 결과 삼주 후의 9월 모의평가에서언수외 300점을 맞고 국사는 하나 틀리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이것은 저 자신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어, 후에 체력이 떨어지더라도 정신력으로 버티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시기에는 더위에 따른 체력감소와 모의고사 실시 횟수의 감소로 공부에 대한 의욕이 매우 감퇴되는 기간입니다.더욱이 막 재수를 시작하였을 때의 마음가짐도 이때쯤 되면 많이 흐트러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일부러라도 자신을 다잡을 수 있도록 하루 가능한 공부량의 120% 정도를 매일 목표 양으로 잡고, 약간은 자신을 옭아매는 것이 9월 이후까지 멀리 봐서라도 좋을 것입니다. 또한 체력관리도 잊어서는 안 되는 시기입니다.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결국은 체력싸움이기 때문입니다.


- 9월 ~ 수능

이 시기에는 대한민국 수험생 모두가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이 말에는 차별화를 둘 수 있는 3월부터 9월까지의 공부량이중요하다는 의미도 있고 동시에, 이 시기에 공부의 페이스를 늦춘다면대한민국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뒤처지게 되므로 9월 이후의공부량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모든 수험생이 의욕은 앞서지만 체력에 한계를 많이들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고, 성적도금방 오르는 것 같지 않아서 또한 많이들 예민해집니다. 따라서이 시기에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국사 공부량이 매우 많았기에 새벽 두시까지 하는 심야자습을 통해서야 계획한공부량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자연스레 몸은 항상 피곤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저 스스로를 믿고 공부했습니다. 그것은 수능 전모의고사에서 다소 하락된 점수를 맞고도 제가 전혀 불안해하지않은 이유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선생님들 역시 시험에나올 만한 것들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여주시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과신하여 자습실에만 갈 것이 아니라, 적어도 과목당 한 선생님씩정도는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서 자습할경우에는 무의식적으로 눈이 스스로 분류한 중요도에 따라 정보를받아들이기 때문에 특정 정보가 깊게 각인되지 않는 경우가 생길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되, 수업의 흐름도 놓지 않는 것이 수능 때까지 페이스 조절에 도움이됩니다.


- 수능 이후,

그 외 저는 제 스스로와 제가 공부한 시간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긴장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수능을 치렀고, 이후 고려대 경영우선선발에 합격되고 서울대 사회과학대 인류지리학과군에 합격하게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재수를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결과가 좋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않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앞서, 제 스스로에게부끄럽지 않는 노력을 했다는 것과 스무 살답게 다소 터무니없는그러나 결국 이뤄낸 도전도 한 것,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인생교훈을배웠고, 또한 어려운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도 얻었다는 것이 더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재수가 단순한 역경인지 아니면 바로대학에 들어간 친구들보다 더 성숙한 자신을 만드는 기회가 되는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270일간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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